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닮긴 삶의 철학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는 마히토라는 소년, 스튜디오 지브리와 미야자키 하야오의 철학, 그리고 여기에서 파생된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삶의 질문을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 속에 담긴 삶의 철학을 살펴보겠습니다.


소년의 어두운 내면

그대들은 어떠한 삶을 선택할 것인가. 이 질문은 어두운 방구석, 먼지 낀 책장의 한 구석에 꽃혀있던 오래된 책 속에 잠들어 있는 듯한 이야기에서 시작됩니다. 마히토라는 소년의 존재는, 어떠한 빛도 스스로 내지 않는 듯하지만, 심연의 침묵 속에서 그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동양화의 한 점처럼 우리들 마음속의 그늘로 다가옵니다.

마히토의 내면 속에서는 두려움과 죄책감이 소용돌이치며, 차마 헤어날 수 없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합니다. 소년의 굴곡 진 생의 여정은 고대 시인이 적막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탄식하는 슬픔과도 같이 어둡고 아련합니다. 그리고 그 무게감을 더하는 것은 거대한 돌탑과 마주한 소년의 이야기에 대비되는 회색빛 도시의 파괴된 꿈들이 얽혀 있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매이션 세계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철학

미야자키 하야오는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스스로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며 내비친 심오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선사합니다. 그는 판타지적 요소를 넘나들며, 우리가 매일 깨어나 이어가는 삶의 이면을 반추해보게 만들고 있습니다.

폭발하는 폭탄 소리, 화재에 휩싸이는 병원, 연기로 가득 찬 하늘 등이 영혼을 울리는 힘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그러나 비단 이러한 혼돈과 절망만이 하야오의 세계를 이루는 것이 아닙니다.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한 인간이 어둠 속에서 자신의 두려움과 직면하여 마침내 빛을 발견하는 과정입니다.

스튜디오 지브리를 통해 하야오는 동화처럼 황홀한 상상을 바탕으로 현실의 무게를 들춰내고 있습니다. 왜가리의 존재와 돌탑은 미야자키의 작품에서 빠질 수 없는 상징적 요소로 우리 삶에 대한 깊은 사색을 불러일으키는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우리는 가상의 캐릭터로부터 우리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보고, 우리가 꿈꿔온 세계로부터 어떻게든 진실된 자신을 찾아낼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영화는 때로는 웅장한 서사시 같은 이야기를 일상의 소박한 사건과 조화시켜 묘사하며, 우리에게 삶의 철학에 대해 사색해 보도록 유도합니다. 멈출 줄 모르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 마침내 원천을 찾아내는 것과 같은 과정입니다. 우리들 각자가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아름다운 그릇을 만들어 담대한 꿈을 담고자 한다면, 미야자키 하야오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철학을 알려줄 것입니다.

studio ghibli
출처 : 2023 Studio Ghibli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그렇다면,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던져진 질문,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단지 활자로 된 답변으로는 부족합니다. 비로소 우리는 마히토처럼 자신의 돌탑을 쌓아 올려, 각자에게 주어진 시련을 극복해 나가며, 진정한 자신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자신만의 삶을 살아갈 것인지를 찾아가야만 합니다.

악의나 상처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것만이 소중한 성장의 열매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아프지만 엄연한 진리입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내면의 상처를 관계 속에서 드러내놓고 치유해나가는 성숙의 과정을 겪으며 우리는 비로소 전체와 하나라는 합일점을 찾을 수 있고 소외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를 열 수 있습니다.

이 질문은 사는 동안 계속해서 우리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피어오를 것입니다. 위대한 스튜디오 지브리의 철학처럼, 우리의 삶 역시 또한 어느 멋진 날 문득 봄바람 속에 흩날리는 벚꽃잎처럼,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으로 가득 찬 여정이리라 상상해봅니다.